장자에 나오는 얘기다.
송나라에 어떤 사람은 손이 트지 않은 약을 잘 만들었다.
그래서 그 집안에서는
대대로 남의 빨래를 해 주는 것으로 업을 삼았다.
빨래를 많이 하면 손이 트게 되는데
그 사람은 손이 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어떤 손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 찾아와
금 백냥에 약 만드는 비법을 팔라고 했다.
이에, 그 집안에서는 가족회의를 열었다.
"우리는 손 안트는 약이 있어 대대로 빨래를 해서
먹고 살면서 돈 몇푼을 버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이제 당장 금 백냥을 준다고 하니 기술을 팔기로 합시다."
그리하여 그 손님은 기술을 배워 돌아갔다.
그 후에 그 손님은 오나라에 가서 왕을 보필하고 있었는데
월나라 군대가 쳐들어오자 왕이 그를 장수로 삼았다.
때는 겨울인데 수전(水戰)을 치르게 되었다.
월나라 군사들은 손이 터서 고생을 하는데
오나라 군사들은 손이 트지 않은 약 덕분에
잘 싸워 월나라 군대를 크게 무찔었다.
그 공으로 그 손님은 많은 땅을 나누어 받았다.
이 이야기는
송나라 사람은 손 안트는 약으로 빨래나 하여 돈을 벌었지만,
그 손님은 나라를 지키고
더 나아가서는 영토를 얻게 되었으니,
같은 기술이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또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와 영향력이 엄청나게 달라지게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새로운 것에 대한 발견을 하거나
발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발견이나 발명을 사장시키거나
한 개인의 이익에만 국한하지 않고,
널리 대중과 국가를 위해 사용하고 보급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도
하고 있습니다.
원불교의 정산 송규종사께서는 법어 응기편 56장에서
"천지에 우로가 있건마는 그 우로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사람이 복을 더 받는 것 같이
세상에 좋은 법이 있건마는 그 법을 잘 이용하여
복을 짓는 사람이 복을 더 받나니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이야기 속의 손님과 같이,
같은 기술이라도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해서
개인과 가정의 이익보다는 사회와 국가, 세계의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지혜로운 님들이 되길 바라고,
더불어 좋은 법과 좋은 묘방이 있더라도
그 법을 잘 이용하고 활용하여
더 많은 복을 짓고 더 많은 복을 받는
복덕이 유여한 님들이 되시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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