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세상/글모음

신의 있는 조선 청년

청정주 2012. 8. 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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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Y라는 학생이 일본 동경 모 전문학교를 졸업하기 직전에 
고향에서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귀국하게 되었다. 
그 학생은 일본인 목사가 경영하는 기숙사에서 묵고 있었는데 
짐을 쌀때 그 목사님께 배낭 하나를 빌려서
대충 필요한 소지품과 책 몇권만을 넣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고향으로 돌아오자, 
Y학생의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태평양 전쟁은 막바지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일본은 폭격을 받게 되고 관부 연락선도 
일주일에 한번정도밖에 내왕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Y학생은 개인사정으로 일본에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일본에 두고 온 많은 자기 물건보다 
목사님의 배낭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가 어느날 기차 안에서 동경으로 건너가는 
상업학교 학생 한명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처음 만난 사람이었으나 그를 믿고 
일본 목사님에게 배낭을 전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한 두어 달 뒤에 Y학생은 모 중학교 교사로 취직이 되었다. 
그 무렵 배낭을 부탁했던 그 상업학교 학생이 돌아왔다. 
배낭을 잘 전달했고 Y의 졸업장까지도 찾아오게 되었다. 
곧 이어 일본인 목사로부터 편지가 날아왔다. 
그 내용을 이러했다. 
"기차 안에서 만난 초면의 사람을 믿고 배낭을 부친 그대나 
그것을 전란 중에 가지고 온 사람이나 모두 나를 감탄하게 하였오. 
이렇게 신의있는 조선 사람들인데 
어째서 우리 일본 사람들은 당신들을 '조센징'이라고 
나쁘게 평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오. 
아마도 이것은 우리 일본 사람들이 섬사람이 되어 
마음이 좁기 때문이 아닌가 하오" 
일본인 목사님은 그 얼마되지 않은 고물 배낭을 잊지 않고 
돌려보낸 Y씨나 그것을 먼 곳까지 찾아와 전달해준 
상업학교 학생의 태도에 대해 탄복했던 것이다. 
그 후 Y씨는 교육계에서 유명한 인사가 되었고 
상업학교 학생은 함경도가 고향이라 소식이 끊겨 
어떻게 된지 모른다. 
이 이야기는 이제성교무의 [마음이 곧 부처라 하였으니]란 
책에서 소개된 내용으로, 
일제 식민지 하에서 우리 조선 청년들이 보여준 신의에 대해
양심 있는 일본인 목사가 감동을 받고 보내온 편지에서
왠지 마음이 뿌듯하고 흐뭇해짐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글을 접하면서,
하찮은 배낭 하나 가지고 약속과 의리를 철저히 지키는 Y청년과 
전란 중에도 그 배낭을 전달해주는 상업학교 학생도 멋지지만,
그 배낭을 받고 신의있는 조선 청년들에게 감탄하면서
개인적으로라도 반성하는 편지를 보낸 양심있는 일본인 목사님도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불교예전 제1통례편에서 
"신의는 모든 사물을 대할 때에 신용과 대의를 잃지 않는 것이니, 
곧 인간 예의의 기본이 되나니라. 
사람이 만일 염치 없이 다만 욕심에 따라 동작하거나, 
신의 없이 당하는 대로 변태한다면 
어찌 사람의 예의를 행할 수 있으리요."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신의 지키는 법으로
1. 무슨 일이나 정당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행할 것이며, 
만일 부득이한 일로 실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 사유를 알려서 
상대편의 양해를 얻을 것이요.
2. 무슨 물건이나 남의 것을 빌어 온 때에는 
약속한 기일 안에 반드시 돌려 보낼 것이며, 
빌어 온 물건은 자기 물건 이상으로 조심히 사용할 것이요
3. 무슨 일이나 남의 부탁을 승락하였을 때에는, 
성의껏 그 일에 힘써 줄 것이요.
4. 무슨 물건이나 남의 것을 맡게 된 경우에는 
주인에게 전할 때 까지 성의껏 보관할 것이며, 
만일 함부로 하여 손실이 생긴 때에는 
그 손실을 자진하여 변상할 것이요.
5. 공사(公私)를 막론하고 무슨 회계할 경우가 있을 때에는, 
그 회계를 매양 신속 또는 분명히 할 것이요.
6. 사람의 환경을 따라 옛 정의(情誼)를 변하지 말 것이며, 
나의 환경을 따라 근본 마음을 고치지 말 것이요.
7. 이해의 경우를 따라 의리를 저버리지 말 것이며, 
후일에 섭섭한 것으로 전일의 은혜를 잊지 말 것이요.
8. 사회나 단체에 있어서 선진과 후진 사이에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는 예도를 잃지 말 것이며, 
사람의 외관(外觀)만으로 예를 행하지 말 것이요.
9. 사람의 한 가지 잘못으로 다른 잘한 것까지 말살하지 말 것이요.
10. 대의(大義)를 확실히 발견한 때에는, 
어떠한 난관을 당할지라도 죽기로써 실천할 것이요.
11. 진리에 근본한 서원은 영세(永世)를 일관(一貫)할 것이니라."고
밝혀주셨습니다.
신의란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바탕이 되는 소통이며,
서로간의 우의를 더욱 돈독히 다지게 하는 촉진제이며.
심심상련, 이심전심의 지름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오늘도 무슨 일이든 한번 하기로 약속은
어떤 환경의 변화와 마음의 유혹이 있을지라도 
이해득실에 관계없이 끝까지 의리를 저버리지 않고 
신의를 지키며 쥭기로서 실천하는 하루가 되길 염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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