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적공실 해의> 언어도단의 입정처 유무초월의 생사문
대적공실 4
변산구곡로 석립청수성(邊山九曲路 石立聽水聲)
무무역무무 비비역비비(無無亦無無 非非亦非非)
변산의 굽이치는 계곡에서
돌이 서서 물소리를 듣는다
없고 없고 또한 없음마저도 없으며,
아니요 아니요 또한 아님마저도 아니다
5-3. 실천적 과제
성리란 깨침(見性)에 머물러선 안됩니다. 작은 깨침이라도 반드시 실천으로 나투어 질 때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이 진리와 합일하는 것(일원의 체성에 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실천적 과제를 찾아 성리를 실천해 가야합니다. 깨닫는 것도 실천하는 것도 근기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자신만의 깨침 방법과 실천적 과제를 찾아야 합니다.
1. 끊임없이 장중한 바위 되는가?
‘장중한 바위(石)’처럼 서는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에 돌이 서 있듯, 도도히 흐르는 일생과 영생의 강물에 우리는 문득 문득 돌처럼 멈추고, 둘러보고, 돌이키고, 호흡을 골라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라고 하는 ‘존재’에 얽매입니다. 그리고 ‘시비’에 둘러 쌓여 살아갑니다.
그런데 무무역무무(無無亦無無)란 있음과 없음, 즉 ‘존재(存在)’를 초월한 자리입니다. 분별(分別)과 주착(主着), 즉 상(相)을 없애고 또 없애는 돌로 서자는 것입니다.
비비역비비(非非亦非非)란 옳고 그르다는 ‘논리’를 넘어선 자리입니다. 절대자리에서 보면 모든 논리란 현상에 끌려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아니고 또 아니라 하며 돌이 되자는 것입니다.
존재와 시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중한 바위가 되어야 합니다. 대종사님께서 당신을 돌(石)에 비유를 했듯 우리는 돌의 후예처럼 장중한 바위가 되어 존재와 시비를 극복하고 넘어서는 초월적 삶을 살아갑시다.
끊임없이 “없소, 아니오”라고 했을 때 진리와 교통할 수 있고, 내가 관세음보살이 되고,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2. 무비불(無非佛)=처처불상 사사불공 하자
달마와 양무제의 대화에 ‘무비’ 법문이 등장합니다.
양나라의 무제는 불심이 장해 절도 많이 짓고, 법문도 많이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겸양이 조금 부족했지요. 인도에서 부처님의 법맥을 이으신 유명한 스님이 오셨다는 소리를 듣고 초청을 합니다. 그 사람이 달마대사지요.
양무제가 달마대사에게 묻습니다.
“내 평소에 탑사를 많이 지었는데 내 공덕이 어떻소?”하고 묻자 달마는 한마디로 “무(無)”즉 “없다” 하십니다.
그러자 찜찜해 하던 양무제가 “그런 내 평소 법문을 많이 듣고 공부했는데 이정도면 견성 정도는 한것 같지요?”하고 자신의 법위가 높은 것을 은근히 말합니다. 그러자 달마대사는 또 한마디로 “비(非)” 즉 “아니다”고 합니다.
이제 무제는 화가 났지요.
그래서 비꼬는 말로 “그래 스님은 부처님의 의발을 전수받은 사람이라는데 그럼 당신이 부처요?”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달마는 “불(不)” 즉 “아니오”라고 답했습니다.
달마대사는 왜 부처가 아니라고 답했을까요? 모두가 불성이 갊아 있는데…
깨친 분상에서 보면 달마대사 뿐만 아니라 너도 부처, 나도 부처, 모두가 부처이기에 아니라고 했지 않았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달마대사는 불이라고 대답했지만 아니 불(不)일수도 있고 부처 불(佛)일 수도 있으니 말은 아니라고 하면서 실은 “내가 부처요”라고 비꼰 말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달마대사와 양무제간에 이루어진 세가지 대화의 답을 모아보면 ‘무비불(無非佛)’이 됩니다. 무비불 즉, ‘부처 아님이 없다’인데 이것은 또 무슨 말입니까?
부처 아님이 없다 즉 ‘처처불(處處佛)이니 사사불공(事事佛供)하자’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이 화두는 ‘돌이 서서 무비 소식을 접하니 처처불상 사사불공’임을 일갈함으로 풀어볼 수 있습니다.
‘무비불(無非佛)’을 기억하면서 모두를 부처로 보고 일마다 불공드리듯 하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을 해 나갑시다.
3. 결론
결국, 자신에게는(內) 존재와 논리를 초월하여 “없소(無), 아니요(非)”했을 때 진리와 교통할 수 있는 것이며, 밖으론(外) “모두가 부처이니 일마다 불공”해야 진리와 하나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안으로는 항상 근원자리에 들어가고, 밖으로는 처처불상 사사불공하자는 말입니다.
‘변산구곡로 석립청수성 무무역무무 비비역비비’
이 화두는 이같은 의미를 진하게 내뿜으며 우리에게 “어서 부처되자!”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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