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는 아기를 임신해서 낳는 것보다도
아기로봇을 구입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로봇 슈퍼마켓'을 찾아갔다.
아기 코너의 로봇들은 정말 사람이 실제로 낳은 아기와 다름없이
숨쉬고 먹고, 배설하며, 울고 웃고 장난도 했다.
다만 엑스레이 선상에 마음만이 나타나지 않을 뿐.
신혼 부부에게 여점원이 다가와 선전을 늘어놓았다.
"아기로봇은 절대 속썩이는 일이 없습니다.
컴퓨터를 조작해 놓으면 밤에는 잠 잘 자고 낮에는 잘 놉니다.
결코 앓는 일도 없으며 항상 순종합니다.
커서는 학교에 들어가 공부도 잘 한 뿐더러
사춘기의 반항 같은 것도 프로그램에 없으니 안합니다..."
이 때 슈퍼마켓의 문을 열고
한 아주머니가 잘생긴 아이 손목을 잡고 들어와서 말했다.
"아가씨, 미안하지만 이 아이를 반품해야겠어요."
여점원이 당황해하며 반문했다.
"아니, 손님. 저희가 에프터서비스도 잘 해 드렸지 않은가요?"
아주머니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글쎄, 내가 낳은 딸을 출가시키고 하도 허전해서
이 로봇 아이를 사서 키워보려고 했는데
정이 어디 들어야 말이지.
자유의지란 반푼어치도 없고 마음도 없는 게
프로그램대로 '네, 엄마' '네, 사랑해요'
어쩌고 하면서 살살거리니
속이 메스꺼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신혼부부는 슬그머니 로봇 슈퍼마켓을 나왔다.
남편이 아내의 어깨를 감싸안고 걸어가며 속삭였다.
"우리 다소 힘들고 속을 썩이는 일이 있더라도
마음을 지닌 우리 아기를 낳아 기르도록 합시다.
수고하면 그만한 보람도 있는 것이 아니겠소."
이 글은 정채봉의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라}란 책에서
소개한 내용으로 100년 뒤,
최첨단의 전자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다름없는 로봇을
만들어서 사고 팔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단적으로 미리 살펴본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아무리 기계문명이 발달하더라도 우리가 갖고 있는
보석같은 마음만은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과
다른 것은 다 만들어 상품화 하더라도
사람만은 만들어 사고 파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로봇을 만들어 사고팔다 보면
결국 사람의 가치도 물건으로 전락이 되어
함부로 하고 인명경시로 인해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 이야기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사람들과
수고는 들이지 않고 결과만을 바라는 사람들을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신혼부부가 다소 수고스럽더라도
컴퓨터로 조작된 모범 아기로봇을 결국 포기하고
마음을 지닌 아기를 낳아서 기르기로 하고
돌아선 것과 같이,
우리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고락이 함께 수반이 되어야
사는 맛이 있고 더욱 더 성숙해지고 깊이 성장하지,
그저 좋은 일만 있고
자유의지가 없이 하라는대로만 하며,
순종만 하다보면 성공도 없고 같이 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인생을 사는 참 의미를 느끼게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보석같은 마음을 지닌 주변의 가까운 인연들이
비록 나를 힘들게 하고 애를 먹이며,
여러모로 고통스럽고 수고롭게 하더라도
그들이 바로 나를 키워주고 살찌워주며,
나를 성숙케 하는 스승이며 은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고 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면서.....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