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날에 하루살이와
고추잠자리와 제비가 즐겁게 놀고 있었다.
땅거미가 짙고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아주 재미있게 놀고있는데 벌써 밤이 지나서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에, "우리 내일 다시 만나 재미있게 놀자."고
고추잠자리가 말을 했다.
그러자, "뭐! 내일 이라구 그런게 어디 있어.
이제 밤이 되고 어둠이 오면 그게 끝이라구."
하루살이가 대답했다.
다음날 하루살이는 나오지 않았다.
어느새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불어왔다.
제비가 고추잠자리에게 말했다.
"우리 내년에 다시 만나 재밌게 놀자."
고추잠자리가 대답했다.
"뭐! 내년이라구 그런게 어디 있어?
이제 눈보라치고 겨울이 오면 끝이라구."
겨울이 가고 새봄이 왔다.
그러나 고추잠자리는 나오지 않았다.
제비는 끝내 두 친구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새 대가리였기 때문이다.
ㅎㅎㅎ
재미있는 우화입니다.
하루살이에게는 내일이 없고 고추잠자리에게는 내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비는 비록 내일과 내달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결국 새 대가리라서 그들이 새 봄에 다시 나오지 못하는 것을
이해를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흔히 일반적으로 새 대가리고 표현을 할 때는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을 이해 못하고
말귀를 못알아 들어 답답할 때 쓰는 표현인데,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믿고 그것이 전부다고 알고,
그 보이지 않은 이면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새대가리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혹시 나도 어떤 문제에 있어서
그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문제를 이해 못하는
대가리는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하루밖에 모르는 하루살이와
한 계절밖에 모르는 잠자리도 아닌지
스스로 반문해 보았습니다.
또한,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로 알고 끝까지 고집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닌지도 조용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원불교의 정산 송규종사께서는 무본편 44장에서
"하루살이는 하루만 보고 버마재비는 한 달만 보므로
하루살이는 한 달을 모르고 버마재비는 일 년을 모르며,
범부는 일생만 보므로 영생을 모르나,
불보살들은 능히 영생을 보시므로 가장 긴 계획을 세우시고
가장 근본되는 일에 힘쓰시나니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대산 김대거종사도 그의 법문 2집에서
"하루살이는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고 오늘 하루뿐이다.
요즘 어떤 사람들은 내생이 없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하루살이이다.
우리가 진리적으로 볼때 어제가 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기에 내일이 있다.
내일을 생각해서, 내년을 생각해서, 내생을 생각해서 깊이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심사(深思)해야 한다.
우리가 내일을 생각해서 잘 살기로 하면
영구불멸한 계획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인생을 살아가면서 구조적인 문제나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를 못하고 그 이면의 세계를 볼 줄 모르는
새 대가리는 되지말고 살아갑시다.
또한, 내일과 내달, 내생이 있는 줄을 아는 불보살이 되어
더욱 깊게 생각하고 더욱 멀리 보아서
영생을 통해서 이룰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살아가는 지혜로운 님들이 되길 염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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