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 18】 대종사 동선 해제를 마치고 제자 몇 사람으로 더불어 걸어서 봉서사(鳳棲寺)에 가시더니, 도중에 한 제자가 탄식하여 말하기를 [우리는 돈이 없어서 대종사를 도보로 모시게 되었으니 어찌 한스럽지 아니하리요.] 하는지라, 대종사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누구나 이 세상에 출신하여 자기의 육근을 잘 이용하면 그에 따라 모든 법이 화하게 되며, 돈도 그 가운데서 벌어지나니, 그러므로 각자의 심신은 곧 돈을 버는 기관이요, 이 세상 모든 것은 곧 이용하기에 따라 다 돈이 될 수 있는 것이니 어찌 돈이 없다고 한탄만 하리요. 그러나, 우리 수도인에 있어서는 돈에 마음을 끌리지 아니하고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안심하면서 그 생활을 개척하여 나가는 것이 그 본분이며 그 사람이 참으로 부유한 사람이니라.}
【불지 19】 한 제자 사뢰기를 [방금 서울에서 큰 박람회(博覽會)를 개최 중이라 하오니 한 번 관람하고 오심이 어떠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박람회는 곧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여 사 농 공 상의 진보된 정도를 알리는 것이요, 또는 견문을 소통하여 민지의 발달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니, 참다운 뜻을 가지고 본다면 거기에서도 물론 소득이 많을 것이나, 나는 오늘 그대에게 참으로 큰 박람회 하나를 일러 주리니 잘 들어 보라. 무릇, 이 박람회는 한 없이 넓고 커서 동서 남북 사유(四維) 상하가 다 그 회장이요, 천지 만물 그 가운데 한 가지도 출품되지 않은 것이 없으며, 개회 기간도 몇 억만 년이든지 항상 여여하나니, 이에 비하면 그대의 말한 바 저 서울의 박람회는 한 터럭끝만도 못 한 것이라 거기에서 아무리 모든 물품을 구비 진열한다 할지라도, 여기서 보는 저 배산이나 황등 호수는 옮겨다 놓지 못할 것이요, 세계에 유명한 금강산은 출품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또는 박물관에는 여러 가지 고물을 구하여다 놓았다고 하나 고물 가운데 가장 고물인 이 산하 대지를 출품하지는 못하였을 것이요, 수족관에는 몇 가지의 어류를 잡아다 놓았고 미곡관에는 몇 가지의 쌀을 실어다 놓았다 하나 그것은 오대양의 많은 수족 가운데 억만 분의 일도 되지 못할 것이며 육대주의 많은 쌀 가운데 태산의 한 모래도 되지 못할 것이요, 모든 출품이 모두 이러한 비례로 될 것이니, 큰 지견과 너른 안목으로 인조의 그 박람회를 생각할 때에 어찌 옹졸하고 조작스러움을 느끼지 아니 하리요. 그러므로, 이 큰 박람회를 발견하여 항상 이와 같은 도량으로 무궁한 박람회를 구경하는 사람은 늘 무궁한 소득이 있을 것이니, 보는 대로 얻을 것이요 듣는 대로 얻을 것이라, 그러므로 예로부터 지금까지 모든 부처와 성현들은 다 이 무궁한 박람회를 보아서 이 회장에 진열된 대소 유무의 모든 이치를 본받아 인간의 시비 이해를 지어 나가시므로 조금도 군색함이 없었나니라.}
【불지 20】 대종사 하루는 조 송광과 전 음광을 데리시고 교외 남중리에 산책하시는데 길가의 큰 소나무 몇 주가 심히 아름다운지라 송광이 말하기를 [참으로 아름다와라, 이 솔이여! 우리 교당으로 옮기었으면 좋겠도다.] 하거늘 대종사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어찌 좁은 생각과 작은 자리를 뛰어나지 못하였는가. 교당이 이 노송을 떠나지 아니하고 이 노송이 교당을 떠나지 아니하여 노송과 교당이 모두 우리 울안에 있거늘 기어이 옮겨놓고 보아야만 할 것이 무엇이리요. 그것은 그대가 아직 차별과 간격을 초월하여 큰 우주의 본가를 발견하지 못한 연고니라.} 송광이 여쭙기를 [큰 우주의 본가는 어떠한 곳이오니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지금 보아도 알지 못하므로 내 이제 그 형상을 가정하여 보이리라.} 하시고, 땅에 일원상을 그려 보이시며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곧 큰 우주의 본가이니 이 가운데에는 무궁한 묘리와 무궁한 보물과 무궁한 조화가 하나도 빠짐 없이 갖추어 있나니라.} 음광이 여쭙기를 [어찌하면 그 집에 찾아 들어 그 집의 주인이 되겠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삼대력의 열쇠를 얻어야 들어갈 것이요, 그 열쇠는 신 분 의 성으로써 조성하나니라.}
【불지 21】 목사 한 사람이 와서 뵈옵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귀하가 여기에 찾아 오심은 무슨 뜻인가.} 목사 말하기를 [좋은 법훈을 얻어 들을까 함이로소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러면 귀하가 능히 예수교의 국한을 벗어나서 광활한 천지를 구경하였는가.} 목사 여쭙기를 [그 광활한 천지가 어느 곳이오니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한 번 마음을 옮기어 널리 살피는 데에 있나니, 널리 살피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저의 하는 일에만 고집하며 저의 집 풍속에만 성습되어 다른 일은 비방하고 다른 집 풍속은 배척하므로 각각 그 규모와 구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드디어 한 편에 떨어져서 그 간격이 은산 철벽(銀山鐵壁) 같이 되나니, 나라와 나라 사이나 교회와 교회 사이나 개인과 개인 사이에 서로 반목하고 투쟁하는 것이 다 이에 원인함이라, 어찌 본래의 원만한 큰 살림을 편벽되이 가르며, 무량한 큰 법을 조각조각으로 나누리요. 우리는 하루 속히 이 간격을 타파하고 모든 살림을 융통하여 원만하고 활발한 새 생활을 전개하여야 할 것이니 그러한다면 이 세상에는 한 가지도 버릴 것이 없나니라.}
【불지 22】 대종사 또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에 있는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낮은 것은 낮은 대로 각각 경우를 따라 그 곳에 마땅하게만 이용하면 우주 안의 모든 것이 다 나의 이용물이며, 이 세상 모든 법은 다 나의 옹호 기관이니, 이에 한 예를 들어 말하자면 시장에 진열된 모든 물건 가운데에는 좋은 물건과 낮은 물건이 각양 각색으로 있을 것이나 우리들이 그 좋은 것만 취해 쓰고 낮은 것은 다 버리지는 아니하나니,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쓰지 못할 경우가 있고 비록 낮은 것이라도 마땅히 쓰일 경우가 있어서, 금옥이 비록 중보라 하나 당장의 주림을 위로함에는 한 그릇 밥만 못 할 것이요, 양잿물이 아무리 독한 것이라 하나 세탁을 하는 데에는 필수품이 될 것이니, 이와 같이 물건 물건의 성질과 용처가 각각이거늘,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한 편만을 보아 저의 바라고 구하는 바 외에는 온 시장의 모든 물품이 다 쓸데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얼마나 편협한 소견이며 우치한 마음이리요.} 하시니, 목사 감동하여 말하기를 [참으로 광대하옵니다. 선생의 도량이시여!] 하니라.
【불지 23】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불보살들은 이 천지를 편안히 살고 가는 안주처를 삼기도 하고, 일을 하고 가는 사업장을 삼기도 하며, 유유 자재하게 놀고 가는 유희장을 삼기도 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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