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가 하루는 무학대사에게
"스님의 얼굴은 돼지 같소이다."라고 말하니
무학대사가 답하기를
"대왕의 용안은 꼭 부처님 같습니다."라고 답하였다.
태조가 다시 "나는 스님을 돼지 같다 하였는데, 스님은
날보고 부처님 같다고하니 그 연유가 무엇이오?"하고 물었다.
이 말을 듣고 무학대사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는 법이 올시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우의가 얼마나 돈독했으면 서로 그런말을
서슴없이 주고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고려의 도읍지 개성을 버리고 새로운 왕국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도덕정치가 근간을 이루어야 한다고
이성계에 간언하는 정도전은, 한양으로 천도를 주장하였고,
나아가 승려가 추천한 후보지가 새로운 도읍지가
된다는 것은 정도전으로서 용납할 수 없었다 한다.
왕사 무학대사는 인왕산을 들고 나오나
결국은 정도전의 주장대로 지금의 경복궁을 왕궁으로 지었고,
성리학의 대가 정도전은 왕사인 무학대사에게
천도뿐만 아니라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견제를 하였다 한다.
무학대사는 이 무슨 업보인고 싶어
자신의 전생을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자신의 전생은 역시 스님이었고
자기를 괴롭히는 정도전은 축생인 돼지였는데...
전생에서......
역시 스님이셨던 무학대사가 어느날 길 떠나는 중에
돼지의 멱이 따이는 장면을 보게 된지라,
어허! 참으로 못 볼것을 보는구나.....하며
못 본 척하고 떠나 버렸다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죽어가는 돼지가 앙심을 품게 되는데....
땡중이 아니고서야 어이 이리 무심하게 지나쳐 버릴 수가 있냐...
적어도 극락왕생은 아니더라도
좋은 곳에 다시 태어나라고 빌어 주는게 중이지...
저 넘은 완전 땡중이다. 하고 죽어버리고
정도전으로 환생하게 되었으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자신을 괴롭히는 이유를
전생을 보고서야 알아챈 무학스님은
아뿔싸하며 무릎을 탁 치는 태조의 만류를 뿌리치고
한양을 떠나 산 속에서 부처님 공부에만 몰두하였으며
정도전은 의기양양 정권실세 노릇을 하다가
이성계 5남 태종 이방원의 칼에 목을 잘렸다는 기막힌 이야기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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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세에 출가한 스님은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암에 토굴을 지어
열심히 수도하던차, 달을 보고 도를 깨치시니 나옹스님이 더 배울 것이 없다 하시며
법호를 무학으로 지어 주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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