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세상/글모음

어머니께서 주신 비단 주머니

청정주 2012. 12. 11. 08:06

 

  

 
홀로 키운 아들을 장가 들이면서
어머니가 비단 주머니 하나를 주었다.
"어미 생각이 나거든 열어 보려므나."
신혼 잠자리에서 일어난 아들은
문득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저며옴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살며시 비단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하얀 종이학들이 여러 개 들어 있었다.
그는 한 마리의 종이학을 꺼내어 풀어 보았다.
그 종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져 있었다.
"아들아, 네 아버지처럼 말을 아껴 같은 생각일 때는 
'당신과 동감'이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빙그레 웃음으로 만족과 또는 거부를 
표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봄비 오는 날 저녁, 어머니가 그리워졌다.
그는 두번째로 비단 주머니를 열고 가만히 종이학을 풀었다.
거기에는 이번에도 어머니의 말이 적혀있었다.
"아들아! 남의 말을 네가 말할 때보다도 
더 정신 기울여 들어라.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이 네 말을 잘한 것보다도
효과가 더 크기도 하단다."
어느 날에는 아내에게 환멸이 생기기도 하였다.
그는 이 날 역시 비단 주머니를 열고서
종이학을 꺼내어 풀어 보았다.
"아들아! 네 마음을 찾아가는 길은 
어미에게로 오는 고속도로가 아니다.
고요가 있는 오솔길로 걸어가면서 대화해 보려므나.
너의 너와, 또 네 아내와, 나뭇잎과 산새와 흰구름과 함께..."
마침내 그는 한바탕 부부싸움이 일어났다.
그래서 그는 작은방으로 물러가서 비단 주머니를 열어 
또 종이학을 꺼내들었다.
거기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었다.
"지금 막 하고 싶은 그 말 한마디를 참아라." 
이 이야기는 어머니가 장가간 아들로 하여금 
종이학이 담긴 비단주머니를 줘서
어머니 생각나거든 한번씩 풀어보게 하여
삶의 지혜를 제시해주는 글로써,
참으로 어머니가 지혜롭다는 생각과 함께
어머니 말씀을 그대로 이행하는 아들도 효자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아들이 힘들어서 어머니 생각이 날 때마다
비단 주머니에 들어있는 종이학을 통해서 가르침을 받았듯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어렵고 힘들 때는 언제라도 위로와 격려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지혜의 비단 주머니를 꼭 하나씩은 차고 다니면서 
그 경계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면 좋겠습니다.
더불어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가르쳐준 
서로간의 공감과 웃을 수 있는 여유, 경청과 사색, 
그리고 끝까지 참을 수 있는 인내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오늘도 어떤 비단 주머니를 차고 있는지요?
그리고 그 비단 주머니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요?
조용히 생각하면서 그 비단 주머니를 슬기롭게 잘 활용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서로 웃으면서 공감해주고 들어주며 깊이 생각하면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끝까지 참을 수 있는 하루가 되길 염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