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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아, 네가 먹어라

청정주 2012. 7. 10. 12:49

 

 

 
한 검소한 학자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 학자에게 초청장이 한 장 날아왔다.
어떤 장관이 여는 매우 큰 잔치였다.
학자는 잔치가 열리는 날이 되어 
검소한 복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잔치집에 도착한 학자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잔치는 으리으리했다.
오색의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학자는 입구로 걸어갔다.
그런데 입구를 막아 선 문지기가 옷이 허름하다는 이유로
학자를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학자는 겨우 아는 사람을 만나 입구를 통과할 수 있었다.
잔치집에 들어선 학자는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술을 권하지도 않고 식사를 내 주지도 않았다.
학자는 머쓱해져서 나와버렸다.
학자는 곧 집으로 돌아가 검소한 옷을 벗고
가장 좋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다시 잔치집으로 갔다.
학자는 아까처럼 입구로 다가갔다.
그러자 좀 전에 학자를 밀쳐냈던 문지기가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학자는 쉽게 입구를 지날 수 있었다.
잔치집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여러사람들이 
학자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학자를 좋은 자리에 앉혔다. 
고급식사가 나오고 술도 아주 비싼 것으로 나왔다.
학자는 자리에 앉은 채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그리고는 갑자기 옷을 벗더니 음식과 술에 가져다 대며
학자가 말했다.
"옷아, 이것들을 네가 먹어라.
사람을 보고 주는 음식이 아니라
옷을 보고 주는 음식이니까 말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일상성에 빠져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다른 것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가 제일 비참하고 슬픈 현실 입니다. 
그러나 우리 보통 사람들은 이 현실을 
비참한 줄도 슬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자가 오죽했으면 
인간의 외모와 외형 지상주의를 한탄하며 
옷을 음식에 대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옷아, 네가 먹어라" 며 했겠습니까.
천도교의 최수운선사께서는 사람을 하느님이라고 했고
원불교의 소태산 박중빈대종사께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처처물물까지도 
부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나타난 외형과 외모만 보고 판단하여 
함부로 무시하거나 하시하는 자세를 버리고
어떤 사람을 만날지라도  공경심을 놓지않은 
불공과 기도의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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