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세상/정전.대종경

제3 수행품 29장-35장

청정주 2010. 3. 23. 23:51

【수행 29】 동학(東學)의 한 교인이 와서 뵈옵고 말하기를 [제가 선생의 고명(高名)을 듣고 멀리 왔사오니 길이 애호하여 주소서.]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의 뜻이 그러할진대 마음에 무엇을 구함이 있으리니 말하라.} 그 사람이 사뢰기를 [어찌하면 지식이 넓어지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나를 찾아와서 묻는 것이 곧 지식을 넓히는 법이요, 나는 그대를 대하여 그대의 말을 듣는 것이 또한 지식을 넓히는 법이라, 예를 들면 살림하는 사람이 살림 기구에 부족함이 있으면 저자에서 기구를 사오게 되고, 사업하는 사람이 사업의 지식에 부족함이 있으면 곧 세상에서 지식을 얻어 오나니라. 그러므로, 나는 무슨 일이든지 나 혼자 연구하여서만 아는 것이 아니요, 여러 사람을 응대할 때에 거기서 지식을 취하여 쓰노니, 그대를 대할 때에는 동학의 지식을 얻게 되고, 또 다른 교인을 대할 때에는 그 교의 지식을 얻게 되노라.}


【수행 30】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성품은 원래 선악이 없는 것이나 습관에 따라 선악의 인품(人品)이 있어지나니 습관은 곧 당인의 처음 한 생각이 좌우의 모든 인연에 응하고 또 응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라, 가령 그대들이 공부에 발심하여 처음으로 이 도량에 와서 스승과 동지를 만나고 법과 규칙을 지켜 나갈 때에, 처음에는 모든 일이 서투르고 맞지 아니하여 감내하기가 어려우나, 그 발심을 변하지 아니하고 오래 계속하면 차차 마음과 행동이 익어져서, 필경에는 힘 들지 아니하고도 자연히 골라지게 되나니 이것이 곧 습관이라, 이와 같이 좌우의 인연을 따라 습관되는 이치가 선과 악이 서로 다르지 아니하나, 선한 일에는 습관되기가 어렵고 악한 일에는 습관되기가 쉬우며, 또는 선한 습관을 들이기 위하여 공부하는 중에도 조금만 방심하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악한 경계에 흘러가서 처음 목적한 바와는 반대로 되기 쉽나니 이 점에 늘 주의하여야 착한 인품을 이루게 되리라.}


【수행 31】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많은 남녀 학인(學人)들을 지내 본 가운데 남자들은 대체로 너그러우나 허한 듯하여 견실성(堅實性) 없는 것이 병이 되고, 여자들은 대체로 주밀하나 고정하여 용납성 없는 것이 병이 되므로, 사람이 원만한 인품을 이루려 하면 남자는 너그러운 가운데 내심(內心)이 견고하고 진실되기에 주로 노력하고, 여자는 주밀한 가운데 내심이 원만하고 관대하기에 주로 노력하여야 되리라.}


【수행 32】 한 제자 급히 밥을 먹으며 자주 말을 하는지라,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밥 하나 먹고 말 한 마디 하는 데에도 공부가 있나니, 만일 너무 급히 먹거나 과식을 하면 병이 따라 들기 쉽고, 아니 할 말을 하거나 정도에 벗어난 말을 하면 재앙이 따라 붙기 쉬운 지라, 밥 하나 먹고 말 한 마디 하는 것을 작은 일이라 하여 어찌 방심하리요. 그러므로, 공부하는 사람은 무슨 일을 당하든지 공부할 기회가 이르렀다 하여 그 일 그 일을 잘 처리하는 것으로 재미를 삼나니 그대도 이 공부에 뜻을 두라.}


【수행 33】 문 정규(文正奎) 여쭙기를 [경계를 당할 때에 무엇으로 취사하는 대중을 삼으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세 가지 생각으로 취사하는 대중을 삼나니, 첫째는 자기의 세운 바 본래 서원(誓願)을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스승이 가르치는 본의를 생각하는 것이요, 세째는 당시의 형편을 살펴서 한 편에 치우침이 없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라, 이 세 가지로 대중을 삼은즉 공부가 항상 매(昧)하지 아니하고 모든 처사가 자연 골라지나니라.}


【수행 34】 대종사 이 춘풍으로 더불어 청련암(靑蓮庵) 뒷 산 험한 재를 넘으시다가 말씀하시기를 {험한 길을 당하니 일심 공부가 저절로 되는도다. 그러므로, 길을 가되 험한 곳에서는 오히려 실수가 적고 평탄한 곳에서 실수가 있기 쉬우며, 일을 하되 어려운 일에는 오히려 실수가 적고 쉬운 일에 도리어 실수가 있기 쉽나니, 공부하는 사람이 험하고 평탄한 곳이나 어렵고 쉬운 일에 대중이 한결같아야 일행 삼매(一行三昧)의 공부를 성취하나니라.}


【수행 35】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은 하늘 사람을 보았는가. 하늘 사람이 하늘 나라에 멀리 있는 것이 아니요, 저 어린이들이 바로 하늘 사람이니 저들은 마음 가운데 일호의 사심이 없으므로 어머니를 통하여 천록(天祿)이 나오나니라. 그러나, 차차 사심이 생기면 천록도 따라서 그치게 되나니, 수도인들도 사심만 없고 보면 한량 없는 천록이 따르지마는 사심이 일어나면 천록 길이 따라서 막히게 되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