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세상/글모음

연덕화상과 조장군

청정주 2012. 10. 8. 09:45

 

 

 
옛날 중국 송나라 때,
조한이라는 맹장이 있었는데 
그의 성질이 어찌나 심히 표독스럽고 잔인한지,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고 조한이 나타난다고 하면
아예 피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조장군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적군 토벌차 강을 건너서 여산 원통사까지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소식을 들은 절의 스님들이 
일찌감치 모두 겁을 먹고는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원근각지로 피신을 해버렸다. 
그런데 유독 한 스님만이 피하지 않고 
절을 지켰다고 한다. 
그 스님은 수양이 깊은 연덕화상인데
그 소식에 전혀 개의치 않고 태연자약한 태도로 
법당 중앙에 앉아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 
조장군이 위풍당당하게 들어와 법당문을 여는데 
연덕화상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엄연부동하는지라, 
곧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어 노기가 발발하여 
긴 칼을 연덕화상의 콧등에 대고 
"네 이놈! 몇 백명씩 죽여도 눈도 끔쩍 않는 
맹장 조옹의 소문을 미쳐 듣지 못하였더냐?" 라고 
고함을 쳤다. 
그러자, 연덕화상은 전혀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로
서서히 눈을 떠서 조장군을 노려보며 
"그대는 일찍부터 생사라는 관념조차 끊어진지 오래된 
연덕화상의 소식은 왜 듣지 못하였는고!"라고  
더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이에, 조장군은 자기의 위엄을 
화상에게 보이려다가 도리어 그 화상의 
태산교악과 같은 호령과 부동심에 그만 놀래 감동이 되어 
즉시 합장하고 공경 예배를 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아무리 사람이 
표독스럽고 잔인하다 할지라도 오랜 수양으로 다져진 
생사를 초월한 부동심 앞에서는 
그만 그 위세에 짓눌려 무릎을 꿇고 감화를 받고 만다는 
내용입니다.
부동심이란 외부의 어떤 충동이나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두려움이나 욕망 그리고 
의혹이나 유혹 등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부귀나 빈천, 위세나 무력에도 마음을 바꾸지 않고
굴하지 않는 마음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부동심은 우리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안팎으로 생기는 그 어떠한 유혹과 천만 경계에도
조금도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은 마음과 
그 마음상태를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불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께서는 수행품 16장에서 
"수양력을 얻어 나가는 데 두 길이 있나니, 
하나는 기질(氣質)의 수양이요 둘은 심성(心性)의 수양이라, 
예를 들면 군인이 실지 전쟁에서 마음을 단련하여 
부동심(不動心)이 되는 것은 밖으로 기질을 단련한 수양이요, 
수도인이 오욕의 경계 중에서 마군(魔軍)을 항복받아 
순역 경계에 부동심이 되는 것은 안으로 심성을 단련한 수양이라, 
군인이 비록 밖으로 기질의 수양력을 얻었다 할지라도 
안으로 심성의 수양력을 얻지 못하면 완전한 수양력이 되지 못하고, 
수도인이 또한 안으로 심성의 수양력은 얻었으나 
실지의 경계에 단련하여 기질의 수양력을 얻지 못하면 
또한 완전한 수양력이 되지 못하나니라."고 하시어
완전한 수양력인 부동심을 얻으려면
안팎으로 심성과 기질수양을 아울러 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고통과 난관, 역경이 있더라도 연덕화상과 같이, 
미리 무서워 도망가지 말고 미리 겁내서 피하지 말며,
미리 마음을 요동치지 말아서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으로 일관하여 극복해서 
오늘도 재미있게 살아봅시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