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세상/글모음

미소와 웃음 속에 살다보면

청정주 2012. 9. 12. 00:01

 

 

 

 
[어린왕자]의 작가로 잘 알려진
생떽쥐베리는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스페인 내란에 참여해 파시스트들과 
싸운 경험이 있다.
그 때 체험을 바탕으로 [미소]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썼는데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전투 중에 낙오된 주인공은 포로가 되어
감방에 갇히게 되었고 머지않아 곧
처형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날 밤, 
극도로 밀려오는 죽음의 공포를 누를 길이 없어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이미 생포될 당시, 철저히 몸수색을 당한 터여서
담배가 있을리가 만무하지만
발견되지 않은 꽁초라도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마침내 주인공은 담배 한 가치를 찾아내기는 했는데
이제는 정작 피우려고 보니까,
불을 부칠 성냥이 없는 것이다.
순간 주인공은 창살 사이로 간수를 쳐다보았다.
간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눈조차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혹시 불 좀 빌려줄 수 있겠소."
간수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심한 듯
주인공의 곁으로 다가와 성냥불을 붙여 내밀었다.
그 때 간수와 주인공의 시선이 마주쳤고 바로 그 순간 
주인공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패배자의 공허한 미소일 수도 있고
죽어가는 절박한 심정 앞에 
아무 뜻없는 미소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주인공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그 미소가 창살을 넘어가 
간수의 입에도 점화가 되었다.
간수는 담뱃불을 붙여주고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주인공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는 것이 아닌가.
순간 주인공은 간수에게 다시 미소를 보내면서
간수 역시 인정과 웃음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문득 간수가 물었다.
"혹시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당연하지요. 이 사진 좀 보시겠어요."
주인공은 얼른 지갑을 꺼내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간수 역시 지갑에서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으로 계획과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내 주인공의 눈은 눈물로 가득 해졌고
다시는 사랑하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며 눈물을 흘리자,
이윽고 간수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한동안 말이 없던 간수는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감옥 문을 열더니 
주인공을 밖으로 나오도록 한뒤
얼른 도망가라고 하면서 끝난다.
이 단편소설은 주인공의 가벼운 미소가 
결국은 닫혔던 간수의 마음을 열게하여 
자식을 사랑하는 부정(父情)으로 인해 
동질감을 느끼게 하면서 목숨을 구하게 되니,
이 미소야 말로 참으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강하게 역설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고
'웃는 집에 만복이 깃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 속담에도 
'미소 없는 얼굴을 한 사람에게는 가게를 열지 마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들 삶이 조금은 고달프고 힘들어도,
하는 일이 원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만나는 사람이 짜증나게 하더라도,
마음 먹은 일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코 미소와 웃음 만큼은 잃지 말고 살아야겠습니다.
실없다는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가볍다는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실성했다는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혹시 돈 사람아 아니어!' 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한번 미친척 하고 씩 웃으며 함박웃음을 지어봅시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하는 일이 
잘 되어짐을 느낄겁니다.
또한, 의외로 인간관계가 부드러워지고 즐거워질 것이며,
하루가 생각보다 너무 짧음을 실감할 겁니다.
그리고 또 고질적인 병고도 잊게 되어
더욱 더 건강해지고
죽어가는 생명도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오늘 하루도 어떠한 어려움과 힘든 상황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결코,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행복한 날이 되길 염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