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11월 21일 이른 아침,
71세의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와 70세의 마가렛 피사렛 수녀가
“헤어지는 아픔을 줄까봐 말없이 떠납니다.”며
소록도를 떠났다.
20대 후반의 꽃다운 나이에
수도자로 낯선 이국땅인 우리나라의 한센병 환자들을
찾아온 지 43년 만이었다.
이들이 안개 속으로 떠난 뒤 주민들은
‘사랑하는 친구, 은인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발견했다.
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편지를 보는 당신에게 하늘만큼 감사합니다.
부족한 외국인에게 사랑과 존경을 보내주셨습니다.
같이 지내면서 우리의 부족으로
마음 아프게 해드렸던 일에 대해 용서를 빕니다.”
편지만 한 장 달랑 남기고 이들이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는 온통 슬픔에 잠겼다.
두 분의 수녀를 인사도 못하고 보낸 주민들은
병원과 성당에서 눈물 속에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 후, 병원 홈페이지에는
사랑만 남기고 떠난 천사들을 기리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이들 수녀들은
1962년 6월, 한센병 환자의 아픔을 덜겠다며
소록도를 간호사 자격으로 찾아왔다.
이들은 소록도에서 있으면서
고국인 오스트리아에서 보내온 의약품과 지원금으로
사랑과 봉사를 베풀었다.
또, 외국 의료진을 초청해 장애교정수술을 알선하고,
정부도 무관심했던 한센병 자녀보육사업과
자활정착사업에도 전력을 다했다.
이런 봉사 속에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
이들 수녀님은 이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다정한 한국 할머니로 바뀌어 갔다.
이들은 봉사와 기도로 평생을 보내고도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려,
그동안 일체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몇몇 정부 표창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감사장과 공로패도 마다했다.
이 두 분의 수녀가 떠나기 하루 전,
병원 쪽에만 귀향을 알리고 43년 동안의 봉사를 마감했다.
“제대로 일할 수 없어 부담을 줄 바에는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 하나였다.
편지 한 통만을 달랑 섬에 남기고 떠나는
은발의 수녀님들 손에는 43년 전 들어올 때 가져온
다 헤어진 손가방 하나씩이 전부였다.
김명호(56) 환우자치회장은
“병마와 사투를 벌일 때 그들이 전해준 천사 같은 웃음과
기도에 큰 희망을 얻었다”며
“이들은 살아계신 성모 마리아의 모습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신문을 통해 위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로 가슴이 뭉클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 참으로 멋진 수도자고, 본받을만한 종교인들이구나.
정말로 이 두 수녀님이 살아 있는 성모 마리아 모습이며
살아있는 부처님인 활불이구나 싶었습니다.
살아계신 성모 마리아!
살아있는 부처님의 모습은
이 두 분 수녀님과 같이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평생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봉사하며,
누구에게나 부담을 주지 않고 청빈과 겸손 속에서
참회와 감사의 기도생활 하는데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더욱이, 진한 감동을 준 것은
평생을 몸담고 있는 곳에서 툴툴 털어버리고
헤어지는 아픔조차도 주기 싫다며,
다 헤어진 손가방 하나를 들고
미련 없이 떠나는 모습이었습니다.
"과연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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